재료는 만들기 ‘전’이나 만드는 ‘과정 중’에 그 자체로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준다. 만들기 전의 재료는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 결과물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프로토타입으로 연결시키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한다. 또한, 만드는 과정 중의 재료는 초기 프로토타입을 보다 나은 것으로 발전시거나 역전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서울대학교 재료박물관(Materials Museum)은 이와 같이 제작의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재료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감에 초점을 맞춘다.

서울대학교 아이디어팩토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재료박물관은 ‘만들기’의 과거와 현재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기계공작실과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공간의 전이공간에 위치한다. 즉, 공간의 전이점은 제작 방법의 전이점을 상징한다. 아주 먼 과거, 장인들의 기예에 가까운 만들기 - 가까운 과거, 기계에 의한 일률적인 대량생산 - 그리고 현재의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디지털 제조방식. 아이디어팩토리는 이 제작 과정의 전이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각자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재료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재료박물관은 제작의 첫 단계로서, 혹은 제작 과정 가운데에서 이 모든 과정을 매개한다.

오늘날, 3D프린터, 3D CNC, 3D스캐너 등의 디지털 제작 장비들이 보급되면서, 개인이 디자인하고 생산할 수 있는 Homo Diseño(호모 디세뇨)의 시대라고 불리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모든 제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즉 재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을 문제 삼는다.

재료박물관은 다양한 재료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collect), 저장하고(preserve), 해석하고(interpret), 보여줌(display)으로써, 기존에 부재했던 재료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정보의 공유를 위해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아카이브를 구축하려고 한다. 박물관에서는 점토, 자기, 금속, 유리, 고무, 플라스틱 등의 재료를 직접 보고 만지며 영감을 얻고,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구축된 온라인 아카이브에 접속하여 재료의 물성과 활용에 대한 지식을 익힐 수 있다.